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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KBS다큐 인사이트 - 너의 장례식을 응원해 리뷰

by 키달 2020. 12. 27.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보게 된 <너의 장례식을 응원해>라는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 클립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제목의 특이성에 끌려서 '이게 무슨말이야? 장례식을 응원한다고?' 무슨 내용일까 궁금함에 영상을 클릭했었다.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들을 보는데 부분 부분의 편집된 영상들이다 보니 중간중간에 끊기는 게 아쉬웠다. 그런데 너무나 재밌었다. 영상미도 좋았고, 치어리딩과 장례지도학이라는 조금은 낯선 소재들도 흥미를 자극했다. 그래서 곧장 편집본이 아닌 풀버전 영상을 볼 수 없나 검색을 해보았다. KBS 다큐 인사이트 홈페이지(vod.kbs.co.kr/index.html?source=episode&sname=vod&stype=vod&program_code=T2019-0296&program_id=PS-2020099496-01-000&broadcast_complete_yn=N&local_station_code=00&section_code=05&section_sub_code=08)에서 무료로 볼수 있었다. 물론 화질은 조금 아쉬웠지만.

 

영상은 1,2부로 나뉘어]며 각 50분이 조금 안 되는 분량이다. 아래는 홈페이지에 소개된 프로그램 정보를 가져왔다.

 


[출처 = KBS다큐 인사이트 홈페이지]

방송일시 : 2020년 12월 3일 / 12월 10일 목요일 밤 10시

 

2017년 KBS 스페셜에서 방영되고, 영화화 된 이승문 감독의 <땐뽀 걸즈>를 잇는 청춘 연작.
시간이 흐른 만큼 조금은 더 성장한 이야기 <너의 장례식을 응원해>.

 

낮에는 시신 처리와 장례 절차를 공부하고 밤에는 치어리딩을 하는 청춘들이 있다!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예비 장례지도사들의 이야기다. 성적에 맞춰, 취업 때문에, 어린 시절 목격한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서로 다른 이유를 가지고 여기에 모였지만, 같은 마음으로 꿈꾼다. 죽음을 끝이 아닌 과정으로, 눈물로 슬퍼하기보다 응원하는 ‘유쾌한 장의사’를! 

 

등장인물
단장 김동현, 부단장 정지원, 단원 유충하, 박상혁, 이정수, 최성진, 신화진, 강봉민, 주소연

 

∎죽음을 배우는 아이들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의 한 강의실. 강의실 안은 한지, 삼베, 관 등 장례 용품들로 가득하다. 그 가운데 하얀 가운을 입고 앉은 학생들은, 이곳에서 시신을 다루는 법과 수의를 입히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찾아온 대망의 첫 실습 날!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처음으로 시신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스무 살, 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에 ‘죽음’이라는 인생 최후의 동반자와 함께 살기를 택한 청년들을 만난다.

 

 

“전교에 소문 다 났죠

3학년 2반에 정지원이라는 애가 있는데

장례지도학과 원서 썼다더라“

 

 

∎춤추는 예비 장의사들, 치어리딩 동아리 ‘치엘로’에 모였다!

장의 수업을 마치면, 이들은 곧장 학교 지하주차장으로 향한다. 치어리딩 연습을 위해서다. 치어리딩과 장의사, 장의사와 치어리딩.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그 이질감이 무색하게도 ‘치엘로’ 단원들은 치어리딩 동작을 능숙하게 해낸다. 다 같이 대형을 맞출 때는 사뭇 진지하다가도, 힘들어 드러누운 친구에게 염습*하는 시늉을 하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하얀 가운과 화려한 치어리딩복을 번갈아 입으며, 장례식장과 지하주차장을 오가는 이들. 춤추고 웃고 땀 흘리며 한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 염습 : 시신을 씻기고 수의를 입히는 일

 

  

"장례지도학과 분위기가 자기 사명감 때문에

진지하게 수업 듣고 진지하게 실습 임하고 그럴 때가 많은데

치어 하면서 ‘우리 하는 것 좀 봐’ 의기양양한 모습? 재밌어요"

 

 

∎삶에는 ‘함께’라는 응원이 필요하다 죽음도 그러하듯이 

삶과 죽음의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는 청춘靑春은 늘 불안하고 불완전하다. 또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들 모두 마냥 어리지만은 않다. 아버지의 부재, 어려운 가정 형편, 친구의 죽음, 가족의 편견. 각자의 사정, 각자의 무게를 ‘혼자’서 견뎌내고 있다. 그럼에도 이 청춘들이 ‘함께’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치어리딩을 할 때! 하나 둘 셋 구호에 동작을 맞춰가며, 잠시 동안은 ‘함께’ 임을 만끽한다. 엠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사람 소리가 만들어내는 시끌벅적함이 서로를 다독인다. 

 

 

“우리는 혼자야 사실은 그렇지

그래도 지금 우리, 함께 있잖아 “

 

 

평생 누군가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로 한 장례지도학과 아이들의 이야기. 삶에도 죽음에도 축복과 응원이 필요함을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울림으로 전한다.  

 


영상을 보면 부모님께 자신이 다니는 학과를 떳떳이 밝히지 못한 친구도 있었고, 사람들이 이 직업에 대해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고 나라는 걸 보여준다.

나는 이 직업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었다. 최근에 집안에 장례가 조금 많았고 그때마다 장례사님들을 볼 때면 참 고마운 분들이고 정말 멋지고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뭔가 보통의 사람들은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었으니 나도 편견이 없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기도...?

 

소재가 소재다 보니 사실 전체적인 내용이 조금은 무겁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슬픈 내용은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친구들이 봉사활동을 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공연을 펼치는데 대단히 활기차게 공연이 끝나가는데 이상하게 나는 그 부분에서 눈물이 났다. 나도 내가 왜 이 부분에서 눈물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병원에 있던 환자분들의 마음에 공감을 했던 건지, 그 공연을 펼치는 친구들의 마음에 공감을 했던 건지는 지금도 여전히 모르겠지만 그냥 그 공연이 끝날 때쯤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그 친구들이 같이 우는데 나도 따라 눈물이 흘렀다.... 왜 눈물이 났을까나?

 

어쨌든 재밌다. 삶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 꼭 한번 봤으면 좋겠다.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조금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리될 수 있는 그런 영상이 아닐까 싶다.

 

추후에 기회가 있다면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는 직업, 남은 유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는 직업. 내가 생각해왔던 삶의 가치가 담겨 있기에...

 

그리고 장 레지 도학을 공부하며 세상의 편견과 싸워가는 그 친구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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